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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TY FENCE

 

작가노트 




2024.05.01. 괭이질 182일차 

나는 깡통 속 수북한 꽁초더미, 하수구 주변의 오물, 방치된 쓰레기 더미의 형태 앞에서 몹시 감동을 받는다. 
오염되고, 녹슬고, 흉물스러울수록 본질에 다다른 숭고한 빛을 뿜기 때문이다. 

날 것의 생명성과 모순된 사회적 저항이 뒤섞여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역동적인 움직임을 발견했을때, 나는 내 안의 깊은 우울과 불안, 긴장감이 해소되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 

나에게 작업은 나를 파헤치는 수단이며,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빛을 찾기 위해 쉼없이 휘두르는 괭이질이다. 

내면이 표출되어진 내 작품 앞에서 잠시 타자의 시선이 멈추길 희망한다. 

각자의 마음 속에 숨겨둔 모순과 경계를 찾아 오싹하게 차오른 전율로 나아가길 바란다.





신지윤 / Shin ji yoon 



덕성여자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1996-2024   미술학원 운영 
2022-2023   단체전 4 회
2024 개인전 1 회 학고재아트센터 


artlove1222@naver.com
@_spirit 240





 

그의 작품은 일반적인 아름다움을 담고 있지 않다. 녹슨 금속을 연상시키는 색감과 그로 인해 생겨난 노출된 표면들의 거친 질감이 마구 뒤엉켜 있으면서 동시에 묘한 질서와 조화를 제시한다. 묵직함을 토해내는 색감과 강렬하게 꿈틀거리는 형상이 우리에 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도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뚜렷한 형상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오히려 밑그림 없이 진행되는 면들의 중첩을 통해 우연을 반복재생하며 열린 이미지를 보여준다. 

작가의 내면 깊숙한 비밀의 공간에 차곡차곡 쌓아놓았던 본능적인 감정의 에너지가 솟구치고 거꾸러 지고 흐느끼면서 현대사회가 가진 모순의 경계를 드러내고 있다. 앞면과 뒷면, 위와 아래, 안과 밖, 새 것과 낡은 것, 흐르는 것과 고이는 것의 경계... . 그리고 이것들의 순환과정 또한 날카로운 시선으로 주 목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때보다 미래로 달려나가는 속도가 빠른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또한 작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 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떠나왔는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버려지고 오염된 것들은 무엇이 되는가? 그것들로부터 우리는 자유로운가? 

예술가들의 다양한 시도가 우리 사회의 작은 변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 믿으며 신지윤 작가도 거기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이토록 무거운 첫 개인전이라니. 작가의 진격이 기대되는 바이다. 



2024. 6. 작가 양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