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Burnt Cloud III, 2025, Acrylic on dyed silk, collage, 75x102cm
Burnt_Cloud_II,_2025,_Acrylic_on_dyed_silk,_collage,_77x105cm
Nocturnal Clouds I, 2025, Acrylic on dyed silk, collage, 77x105cm
Still Blooming I, 2025, Acrylic on dyed silk, collage, 107x145.5cm
Still Blooming II, 2025, Acrylic on dyed silk, collage, 107x145.5cm
Still Blooming III, 2025, Acrylic on dyed silk, collage, 107x145.5cm
Vanished, 2025, Acrylic on dyed silk, collage, 77x105cm
Veiled Horizon, 2024, Acrylic on dyed silk, collage, 97x130.5cm
UPCOMING : Veil | 김근정

 

 


 





Hakgojae Art Center  
1F

2025.12.9-12.23

 





작가노트

전시제목 <Veil>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신의 세계,
빛과 어둠을 가르는 막을 상징하는 단어로 나는 ‘Veil’을 선택했다.
내가 사용하는 실크의 물성 또한 이 개념을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섬세하게 드러내는 매개라고 믿는다.

지난 전시까지는 Story of Ten—십장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생명성과 영속성을 꿈꾸는 방향으로 작업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더 깊은 내면으로 들어가
소멸에 대한 두려움과 절망을 마주하고 이를 넘어서는 과정을 탐구했다.

어둠의 장막 바로 너머에는, 물질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에도
영혼이 조용히 빛나는 세계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 세계는 훨씬 광대하며, 끝이 없으며,
우리의 감각 너머에 있으나 분명히 실재한다.

나는 믿음을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인정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태도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붙들어야 할 가장 근원적인 가치라고 여긴다.

이번 작업에서는 실크를 자르고, 오리고, 태운 뒤
염색된 실크 캔버스 위에 다시 콜라주(collage)하였다.
태워진 실크 조각을 회복시키듯 다시 붙이는 행위는
소멸의 순간이 곧 끝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로 이어지는 시작점임을 말하고자 한 시도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결국,
보이지 않는 세계를 향한 조용한 확신이자
어둠을 통과해 빛에 이르는 믿음의 여정 그 자체임을
이번 전시를 통해 고요하게 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