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뉴욕은 그립지 않나요? 사람들이 이따금 묻습니다.
20년 가까이 작업실을 두고 지냈던 곳이지만, 언제나 복잡하고 경쟁이 치열한 전쟁터 같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떠난 후에도 그리움보다는 복잡한 감정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내가 그리워했던 것은 장소가 아니라, 그 안에서 함께했던 사람들은 작가 친구들, 갤러리, 함께한 학생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나에겐 곧 뉴욕이었고, 그립고 소중한 존재들이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도 어느새 10년이 넘었습니다. 지금 이곳에서 저는 또 하나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인연을 쌓고, 관계를 채우고, 새로운 문화의 방향을 함께 그려나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학생들, 어시스턴트들, 작가들, 갤러리들과의 만남 속에서 놀라운 재능과 에너지를 지닌 많은 젊은이들을 만나게 되었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그 손을 “꽉” 잡고, 그 꿈을 함께 쫓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 “꽉”은 그런 젊은 작가들의 다양성과 창의성, 그리고 각자의 가능성을 온전히 담아내고자 기획되었습니다.
공예, 회화, 조각 등 서로 다른 매체와 이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시도와 실험들이 이곳에 모였습니다.
그들의 손끝에서부터 마음속까지 “꽉” 채워진 에너지가 여러분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이 전시가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나누는 장이자,
각자의 자리에서 예술을 향해 달려가는 이 젊은 작가들의 여정을 함께 응원해주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이 친구들의 예술이 서울 뿐 아니라 세계 미술 시장까지 “꽉” 채워가는 그날까지 응원합니다.
From. 김재용
작가 노트
김도하
나는 현실과 가상이 스며드는 지점을 ‘현실가상’이라 정의하고, 그 틈에서 작업을 전개한다. 감각과 기억은 상상을 자극하고, 상상은 서사를 만들고 나아가 형상으로 이어진다.
형상은 정지된 오브제가 아닌, 관객과 관계 맺는 하나의 인격체로 존재한다.
‘PLANET CCC’는 이런 존재들이 살아가는 세계이다. 나는 흐릿한 감각과 기억을 실체화하며, 그것들과 함께 상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김소연
나의 작업은 사라짐과 잔존의 경계를 더듬는다.
선명한 기억처럼 보이지만 실은 흐릿한 온기와 잔상, 감각의 결로 남겨지는 순간들. 그 불완전한 흔적을 붙잡고, 형태를 잃어가는 것들의 여운을 쌓아간다. 시간 속에서 스며들고 지워지는 것들, 그 틈 사이로 미묘하게 스쳐 가는 움직임들이 화면 위에 얇게 겹쳐진다.
분명하지 않은 것들이 더욱 선명하게 남는 역설 속에서, 나는 사라짐과 흐릿한 기억 속에서 남는 감각의 결을 포착하고자 했다.
김현영
김현영은 우연과 필연, 사랑에 대해 탐구한다. 그녀는 삶에서 일어나는 우연한 사건들을 흙의 물질성에 대입하여, 사건을 번역한다. 작품의 주된 재료인 광물질을 직접 배합하고, 소성을 통해 물질에 내재한 성질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주목한다. 인간 또한 화학적 물질로 이루어진 사물임을 인식함으로써, 육안의 세계에서 벗어나 생동하는 물질 그 자체로써 세계와 조우한다. 인간과 사물 간의 화해의 다리를 놓기를 시도한다.
문재신
내 작업은 동심이라는 렌즈를 통해, 진실이 억눌린 채 살아가는 인간의 내면과 겉치레로 치장된 사회의 불안정한 구조를 시각화 하려는 시도다. 어린아이의 시선은 사회적 규칙이나 이익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고, 때로는 어른들이 외면하거나 애써 무시하는 진실을 솔직하게 말해준다.
나는 그 순수하고 직관적인 시선을 빌려, 사회가 은폐하거나 왜곡한 현실을 포착하고, 개인이 특정한 가치나 기준을 내면화 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압력의 실체를 드러내고자 한다. 해학적인 시선으로 사회발전과 기득권 유지라는 명분 아래 작동하는 통제의 메커니즘을 조명하고, 우리가 무심코 받아들이는 가치 속에 숨겨진 폭력성과 불안을 끄집어낸다
박소은
일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시각적인 형태와 이름, 그들의 존재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이름과 역할이 사라진 사물들은 이질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
무언가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날개는 본래의 용도에 맞게 귀속되어 있거나 위치해야만 존재가치를 가진다.
어딘가에서 탈락하여 단독적으로 존재한다면, 그들은 쓸모 있음의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유용성을 잃은 그들은 오로지 장면 안에서 오브제만으로 남겨지며, 그 자체로 존재한다.
오가은
쥐를 통해 쉽게 간과되는 생명과 존재의 가벼움을 성찰한다. 동시에 사회적 소외와 억압 속에서 불안정한 자아를 형상화하며, 쥐는 우리가 외면하는 모든 존재를 상징하는 매개체가 된다. 이를 통해 개인의 불안과 상처를 담아내지만, 단순한 고통의 표현을 넘어, 불완전함 속에서 자아를 형성하고 치유해가는 여정을 탐구한다. 아름다운 형태로 변형된 쥐는 자기 이해와 위로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결국 자아를 잃어가는 과정조차 의미 있는 여정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오혜준
Breeding | 품종개량
“ 어떤 생물의 유전적 성질을 교잡, 돌연변이와 같은 방법을 이용하여 더욱 우수한 품종을 만드는 일.”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매 순간 변화한다. 이 과정은 일방적이지도, 편무적이지도 않다.
작가가 채집한 과채곤충들은 인간의 욕망으로 변이 시킨 과채를 먹고 변이한 곤충들이다.
곤충은 과채를 섭취하며 변화하고, 과채는 곤충으로 인해 번식하고 변화한다.
변화를 통해 과채 곤충은 환경에 적응하고, 더 많이 번식하며 진화한다.
이런 유기체들의 얽힌 관계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변화하는 인간 사회와 닮았다.
Breeding, 즉 품종개량은 유기체 간의 상호 변이를 통해 개량되는 과정이다.
과채를 먹고 변화한 과채곤충처럼, 과채 곤충에게 몸을 내어주면서 변화하는 과채처럼
이 작품을 본 이들이 서로를 닮으며 진화하는 본인의 모습을 인지하고 즐기길 기대한다.
윤지우
불안이라는 원초적이고 추상적인 감정을 개인적인 경험에서 도출한 선을 통해 시각화 한다.
작품은 나의 내면을 드러내는 ‘창’이며, 창이 안과 밖을 연결하는 매개체이듯, 작품의 안과 밖은 틈새를 통해 상호작용 한다.
물체가 물리적으로 약해졌을 때 나타나는 틈새는 완벽한 표면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상처인 동시에 내부를 마주할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된다. 상처의 본질은 가장 나약해지는 순간인 동시에 피부가 재생되는, 극복의 과정임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자한다.
이승화
나는 이질적인 매체들의 조합을 통해 ‘창’ 이라는 개념을 다시 바라본다.
창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안과 밖을 잇고, 시간과 감각을 연결하며, 시선과 존재를
마주하게 하는 틈이다. 내 작업은 그 틈에 빛이 스며드는 순간, 그 자체로 완성된다.
이를 위해 유려한 곡선의 백자 기형에 스테인드글라스, 오목유리, 한지 등을 결합해
빛과 시선, 공간의 감각을 탐색한다.
이예주
<몸에 스며든 덩어리>
끊임없이 쏟아지는 디지털 화면 속 이미지를 받아들이이고 나면 나의 몸안에서 서로 엉겨 새롭게 증식한 형상이 부유하게 된다.
비물질인 형상을 아이소핑크와 석고를 사용해 현실로 이끌어낸다.
석고 덩어리는 나의 몸과 반응하며 증식하고, 작은 생명체 같은 존재를 출현시킨다.
석고 표면 위 색 입자는 흩어지고 쌓이며 조각의 피부을 만들어낸다.
조각이 완전한 표면을 갖추면 그 자체로 온전한 상태가 된다.
최재훈
서울 빌딩 숲 가운데 고궁이 정체성을 드러내듯, 현대 한국의 문화는 전통과 유입된 문화의 복합된 모습 속 한국적인 것을 놓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조화를 생각하는 조선의 유교적 사상과 유입된 문화의 복합은 유물과 현대성의 만남과 조화로움을 보여준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조선의 도자기의 장식 중 청화와 미국의 의복인 청바지에 집중하였다.
역사 속에서 상류층의 청화 백자와 시대의 변화가 불러온 문화 중 일상적이며 대중적인 청바지는 같은 푸른빛을 지닌 사물임과 동시에 대비되는 문물이다. 작품은 이러한 조선 청화 백자의 장식에 데님을 상감하는 방식으로 제작하여 복합되어 있는 현대 한국 문화를 나타내고자 하였다.
황예진
이 작업은 “우리가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우리가 원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기생충에 감염된 달팽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 하늘을 바라보다 새에게 잡아먹힌다. 이때 기생충은 달팽이에게 더 높은 곳에 올라가 하늘을 보라고 조종한다. 작업 속 팔을 벌리고 있는 생충이도 기생충에 감염되어 새를 신으로 여기고, 새를 위한 제단까지 만들었다.
자신을 잡아먹는 존재를 숭배하는 이 모순이 우리에게도 있지 않을까?
작가 약력
김도하
학력
2024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일반대학원 도예학과 석사 졸업
2021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대학 도예학과 학사
개인전
2023 <닭대가리를 찾습니다>, 갤러리 hoM, 서울
단체전
2023 노원문화재단, 노원문화예술회관, 서울
- 제주문예회관, 제주
- 대전문화재단, 대전예술가의 집, 대전
- 복합문화공간 미인도, 서울
김소연
학력
2025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학사 졸업
단체전
2022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제 13회 파운데이션 전시 <시린 시선 사이로,>
2024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제 34회 졸업 전시
김현영
학력
2021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일반대학원 도예학과 석사 졸업
2019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대학 도예학과 학사
개인전
2024 <이름없는 것들의 시>, 부피서울, 서울
2023 , 갤러리인HQ, 서울
단체전
2023 <페리지 윈터쇼>, 페리지갤러리, 서울
-<만든, 만들어낸, 만들어진>, 다이브서울, 서울
수상
2024 경기도자 국제공모전 GCB우수상, 이천
2021 FRANZ Rising Star Scholarship(FRSS), 대만
문재신
학력
2025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일반대학원 도예학과 석사 재학
2023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대학 도예학과 학사 졸업
단체전
2023 , United gallery, 서울
박소은
학력
2023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전공 박사 재학
2023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전공 석사
2018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학사
개인전
2024 <낯선 땅>, 보름산 미술관, 김포
2018 <무명(無名)>, CYART SPACE, 서울
단체전
2024 , 서울대학교 미술관, 서울
- , 아르떼케이, 서울
2023 <압구정을 거닐다 展>, 엔버갤러리, 서울
2020 <갤러리시선 개관2주년 기념전 지난2년>, GS건설 갤러리 시선, 서울
오가은
학력
2025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학과 학사 재학
오혜준
2022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학과 석사 졸업
2020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학과 학사
개인전
2023 <상상정원>, 반도문화재단, IVY라운지, 화성
-, 브레이브 썬샤인, 서울
2022 <타인에 대한 수집> 빈칸(을지로) , 서울
- ,학고재 아트센터, 서울
단체전
2024 <썬샤인 우체국> 브레이브 썬샤인, 서울
2023 <가을사생> 아트스페이스 엣, 서울
윤지우
학력
2023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학과 석사 졸업
2020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학과 학사
개인전
2023 <불안좌표계 ; xyz>, 갤러리 민정, 서울
-<틈-사이, 오덴세 아트 앤 크래프트>, 서울
단체전
2024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상계예술마당, 서울
-, 화이트스톤갤러리, 서울
-<2023 Multifariousness>, 서울여성공예센터, 서울
이예주
학력
2023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과 석사 재학
2019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학사
개인전
2024 , 띠오 lab201, 서울
2021 <시시한 지지>, 전시공간 100_0, 서울
단체전
2024 <봄봄: Seeing Spring>, APOproject, 서울
2023 <견고한 공중>, 안팎, 서울
2022 , 옥상팩토리, 서울
페어
2024 Untitled Art, 마이애미
이승화
학력
2024 단국대학교 도예학과 미술학 박사 졸업
2021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학과 석사
2019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학과 학사
개인전
2023 <왜곡된 확장>, 갤러리 도스, 서울
2021 , KCDF 갤러리, 서울
단체전
2024 <옆집하남>. 하남문화재단 전시장, 경기
2022 공예연구 기획전 <백자, 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 서울공예박물관, 서울
작품소장
필리핀 정부, 마닐라, 필리핀 / 매경미디어그룹, 서울
최재훈
학력
2023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학과 일반대학원 석사 졸업
2019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학과 학사
개인전
2022 AND BEYOND, 학고재 아트센터, 서울
단체전
2023 노원문화재단 작가 초대전,노원아트갤러리. 서울
2022 노원문화재단, 노원아트갤러리. 서울
페어
2023 어반브레이크 2023, COEX B Hall, 서울
2021 공예트렌드페어, COEX C Hall, 서울
수상
2021 공예트렌드페어 대학관 우수작품상
황예진
학력
2023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일반대학원 도예학과 석사 졸업
2020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대학 조형예술학과 학사
2019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대학 도예학과 학사
개인전
2024 , 스페이스 로라, 서울
2022 <생충이 세계관: 나를 봐줘요>, 학고재 아트센터, 서울
단체전
2024 <백남준 커넥트 : 이동하는 시선>, 스페이스 원지, 부산
-<마켓 에이피 Market AP>, 현대백화점 판교점, 서울
2023 , 서울여성공예센터, 서울
2021 <2021디자인 아트페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