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UPCOMING : 최재훈 | 複합ed
Hakgojae Artcenter B2F
2026. 4. 1 - 4. 4
작가노트
나는 전통을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의 문화를 담는 형식으로 바라본다. 전통과 외래 문화, 산업화 이후 형성된 요소들이 겹쳐 존재하는 한국 사회 속에서 나는 서로 다른 시간과 문화가 공존하는 구조에 주목한다.
작업은 조선 청화 백자에서 출발한다. 절제된 형태와 흰 표면을 가진 백자는 나에게 전통을 담는 그릇이자 다양한 문화가 머무를 수 있는 구조가 된다. 나는 이 표면 위에 현대 산업 물질인 데님을 상감한다. 데님은 산업 생산을 통해 만들어진 소재이자 글로벌 대중문화 속에서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의복의 재료이며, 동시에 현대인의 몸에 가장 가까운 표면을 형성하는 물질이다. 작업복에서 비롯된 이 소재는 노동의 흔적과 시간의 축적을 함께 드러낸다. 서로 다른 시대의 물질이 하나의 표면 안에서 함께 존재하도록 만드는 것이 작업의 방식이다.
평면 작업에서는 데님을 캔버스처럼 사용하고 전통 공예 기법인 박지를 변형하여 표면을 긁어내며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작품에 등장하는 신수, 문자도, 백수백복도, 책가도와 같은 전통 형식들은 현대의 기호와 상징, 외래 문화의 요소들과 함께 재구성된다.
나의 작업은 전통과 현대, 로컬과 글로벌, 과거와 현재가 하나의 구조 안에서 복합되고 공존하는 상태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