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UPCOMING : 손경숙 개인전
Hakgojae Artcenter 1F, B1F
2026. 2. 3 - 2.10
전시서문
- 홍경한 평론 중 일부 발췌
: 19세기 미국의 사상가이자 시인인 랄프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은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비롯되는 영감을 문학의 핵심으로 간주했다. 그는 자연의 순수성을 강조하며, 자연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할 수 있다고 믿었다. 미국의 작가이자 철학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는 자연과의 조용한 삶의 조응을 중시했다. 자연 속에서 찾는 진실과 자아야말로 예술가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라고 했다. 특히 20세기 환경윤리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의 알도 레오폴드(Aldo Leopold)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주장하며, 자연의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자연을 찬양하며 그 가치를 인간의 삶과 연결한 예는 드물지 않다. 저마다 지향점과 색깔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자연은 우리 삶의 일부이며, 인간은 그곳에서 태어나 일평생 끊임없는 상호작용한다는 점에선 같다. 시각예술가들 중에서도 아름다운 풍경과 다양한 생명체로 가득 차 있는 자연을 찬양한 예는 숱하다. 자연과의 조화로움을 되새기게 하는 등의 다양한 메시지를 저마다의 조형으로 드러내곤 했다. 작가 손경숙의 채색화 작품도 그 연장이다. 그의 지난 10여 년간의 작품들 또한 자연의 의미와 가치에 방점을 두고 있다. 자연과 인간 삶과의 연결, 존중의 중요성에 무게를 둔다.(그곳엔 자연으로부터 선사 받은 미적 영감과 감동이, 자연과 삶의 섬세한 조화와 균형이 녹아 있다. 화려하거나 담백한 작품들을 통해 자연의 웅장함, 깊이감등을 공간 아래 버무려 놓고 있다.) 그의 자연은 시각적 풍요로움이 우선한다. 채색화의 정의와 역사 등의 어떤 논리적 문법보다는 현실 속 풍경, 일상, 자연을 재해석하되 나와 우리를 둘러싼 자연 공간, 일상 공간을 바탕으로 만물의 이치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과의 관계를 고찰한다. 삶과 자연에 관한 작가만의 감정을 담아낸 이들 작업에 대해 작가는 ‘자연찬가’라 통칭한다.
손경숙은 자연주의적 소재와 색을 차용하여 자신만의 채색화의 세계를 구축해 왔다. 채색화를 통해 자연의 다양한 양상과 그 속에서의 삶의 순간들을 정교하게 기술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 세계와의 깊은 연결감을 강조하고 재확인시킨다. 특히 대범한 색채, 푸르고 상큼한 풀밭, 꽃들의 싱그러움, 그리고 눈에 보이진 않으나 필시 존재할 법한 공기의 흐름과 같은 자연의 요소들은 모두 작가의 시선을 거푸집 삼아 다양한 감정을 보여준다. 더구나 자연물 사이마다 개입하는 빛과 색의 조화는 자연과 일상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데 효과적이며, 나뭇잎 하나, 꽃잎 한 장의 틈새를 가로지르는 온기의 순환은 알 수 없는 신비감을 품고 있다. 이러한 자연주의적 인 채색화 작품은 관객에게 안정감을 제공한다. 자연과 인간 사이의 깊은 연결을 강조하며, 현대 사회에서 점차 잃어가는 자연과의 조응을 되새기게 한다. 모르긴 해도 관람객들은 그의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일상 속의 스트레스와 갈등을 잠시 내려놓고,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지 싶다. 그런데 보기완달리 그의 많은 작품들의 경우 상당한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한 번의 획과 색 면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바탕에서부터 수십 번의 중첩이 필요하고, 그래야만 원하는 색을 얻을 수 있다. 어쩌면 지루하면서도 고된 과정일 수 있으나, 그의 작업은 그러한 절차를 수없이 거친 끝에 태어난 인내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들은 작가의 미적 의지가 투사된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손경숙의 그림은 자연의 무한한 아름다움을 넘어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눈에 보이는 현실에 덧대어 자연의 본질을 표현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자연에 관한 새로운 인식과 감상의 깊이를 제공하며, 우리의 삶 속에서 자연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작가노트
단색풍경
본인의 그림은 단색조의 미니멀리즘계의 작품으로 생성과 소멸, 그리고 무념무상이 깃들어 있다. 수없이 가는 선의 반복된 터치는 생성과 소멸의 반복을 보여주고, 그 반복된 선의 움직임으로 공기와 호흡, 율동을 보여준다. 한국의 진경산수화의 전통미를 살리면서 한국적 미니멀리즘 혹은 한국 모노크롬 회화라 할 수 있는 단색화를 보여주고 있다.
단색화의 중요한 미학 중 하나인 반복적 행위에서 오는 명상적, 수행적인 면과, 숲의 세밀한 묘사에서 오는 점과 선의 시간성이 담겨있으며, 그리고 단일 색조 감성과 생명력과 에너지, 추상적 평면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의 소재는 자연을 탐구하고 바라본 경험을 그대로 그린 것이 아닌 반복된 터치로 인하여 구상과 추상이 합일되어 새로운 감성을 만들어 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서구의 모노크롬 회화와 상통하면서 동양적 수행과 한국적 자연관이 결합된 작품으로 새로운 조형성을 제시해 보여주고자 한다.
자연찬가
본인의 자연찬가는 자연에 대한 보호와 사랑, 그리고 경외감을 나타내고자 함에 있다. 자연이라는 모든 것들은 사랑해야 하고 사랑스럽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 풍경을 바라보면서 그 안에 숨쉬는 모든 것들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고 싶다.
식목원, 산책로, 주변거리 풍경, 자주 가는 공원의 모습들을 나름대로 재해석하여 보여주고 있다. 사실주의가 아닌 자연을 바라본 그 느낌과 나무들의 자유로운 모습을 나름대로의 조형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풍경 속 계절이 아닌 색채의 향연으로 아름다운 순간을 표현한다.